토론토 콘도 발코니 청소 후기 — 비둘기 알까지 나온 현장

📍 Toronto, Canada  |  🕐 읽는 시간 약 5분

토론토 미드타운의 한 콘도 발코니에서 비둘기 배설물과 알 2개, 새끼 2마리까지 발견했다. 마스크와 방호복, 고무장갑을 갖추고 스크럽퍼와 웻베큠으로 작업했고, 작업 시간은 1~2시간, 청구 금액은 350달러였다. 2025년 초여름, Bark 플랫폼으로 내가 직접 찾은 고객이었다.

이 글에는 그날 뭘 조심했고 가격을 어떻게 정했는지, 지금 비슷한 문의가 오면 뭘 먼저 확인하는지 정리했다.

발코니 문을 열자 보인 것

현장에 도착해서 발코니 문을 열었는데, 세입자가 그동안 쓰다 버린 물건들과 비둘기 배설물이 뒤섞여 있었다. 처음엔 물건들 때문에 잘 안 보였는데, 하나씩 치우다 보니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알이 2개, 새끼가 2마리. 그 순간 든 생각은 딱 하나였다. “와… 이걸 어떡하지. 그냥 못한다고 할까.”

솔직히 그때는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당시엔 경험도 필요했고, 잡은 일을 그 자리에서 거절하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하기로 했다.

발코니 현장 전경 또는 세입자 방치 물건 정리 전 모습

마스크, 방호복, 고무장갑부터 챙겼다

맨몸으로 들어갈 순 없었다. 마스크를 쓰고, 홈디포에서 산 페인트 작업용 1회용 보호복(우주복처럼 생긴 그거)을 입었다. 장갑도 얇은 일반 장갑 대신 잘 안 찢어지는 고무장갑으로 준비했다. 새 배설물은 히스토플라스마증(곰팡이 감염병) 위험이 있고, CDC는 소량이라도 반드시 호흡보호구(N95 등)를 착용하라고 권고한다(CDC, Histoplasmosis Prevention).

콘도 발코니는 물 쓰는 것부터 조심해야 했다

콘도 발코니 청소가 실내 청소랑 다른 점은 물이다. 물을 잘못 쓰면 아래층 유닛으로 떨어질 수 있고, 배수 구조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온타리오 콘도미니엄 규정상 공용요소 손상은 콘도 법인이 책임지지만, 개인의 과실로 생긴 피해는 본인 책임이 될 수 있다(Condominium Authority of Ontario, Repairs and Maintenance). 아래층에 물이 떨어지면 컴플레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 이 현장에서는 물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작업 계획을 세웠다.

방호복·마스크 착용 모습

물건부터 치우고, 스크럽퍼로 긁어낸 다음 물을 썼다

작업 순서는 이랬다.

  1. 세입자가 두고 간 물건들을 먼저 치운다.
  2. 스크럽퍼로 바닥을 긁어가며 큰 배설물부터 걷어낸다.
  3.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그때 물과 세제를 뿌리고 브러쉬로 문지른다.
  4. 동시에 웻베큠으로 오염수를 흡입한다.
  5. 세척, 브러쉬질, 물기 제거를 필요한 만큼 반복한다.

이 다섯 단계를 거치는 데 총 1~2시간이 걸렸다.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CDC 기준으로는 마른 배설물을 그대로 긁어내기 전에 먼저 물을 뿌리는 게 먼지(포자) 흡입 위험을 줄이는 더 안전한 순서다. 그날은 그 기준을 모른 채로 일단 큰 덩어리부터 치우고 봤는데, 지금 알고 나니 다음 현장부터는 순서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이월 일당과 비교해서 가격을 잡았다

350달러는 정형화된 계산 기준으로 나온 금액이 아니다. 솔직히 감으로 불렀다. 다만 그 감에도 나름의 기준은 있었다. 그 무렵 드라이월 일로 하루 벌던 게 약 500달러였는데, 이런 특수 청소는 최소한 그 절반 이상은 받아야 내가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 기준으로 350달러를 불렀다.

시장에 참고할 가격표가 없다 보니 이렇게도 불러보고 저렇게도 불러보면서 고객 반응을 살피는 식으로 가격을 잡아온 게 사실이다. 그래도 그 기준선 하나는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 위험하거나 특수한 작업은 내가 다른 일로 벌 수 있는 하루치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것.

알과 새끼는 그대로 뒀다

알 2개, 새끼 2마리를 발견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건 고객한테 알리는 거였다. 고객은 “그냥 그 자리에 두라”고 했다. 그래서 손대지 않고 그대로 뒀고, 그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나도 모른다.

참고로 집비둘기(rock pigeon)는 캐나다 철새보호법(Migratory Birds Convention Act) 보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도입종이다(Environment and Climate Change Canada, 보호 대상 조류 목록). 그래도 그날 판단은 법적 문제보다 단순했다. 굳이 손댈 이유가 없었고, 고객 요청이 그거였으니 따랐을 뿐이다.

작업 후 깨끗해진 발코니

이후 5건, 처음만큼 심한 곳은 없었다

토론토는 비둘기가 많아서 발코니 청소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 이 경험 이후 발코니 청소를 정식 서비스 메뉴에 넣었고, 지금까지 총 5건을 더 진행했다. 케이스마다 오염 정도가 달랐다.

다른 고객이 발코니 청소를 문의할 때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그 첫 현장이다. 그런데 실제로 방문해보면 처음만큼 심했던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어떤 곳은 배설물이 전체를 뒤덮은 게 아니라 스팟 클리닝 수준이었다. 그럴 때는 솔직히 ‘이 정도면 이 가격까지 부를 이유는 없었는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고객이 그 가격을 받아들였으니 그대로 진행했다.

지금은 이렇게 먼저 물어본다

이제는 발코니 청소 문의가 오면 내가 먼저 묻는다. “비둘기 배설물 때문에 그러시나요?” 이 한마디로 현장 상태를 대략 가늠하고 준비물을 챙겨서 간다. 이 일도 처음엔 Bark로 고객을 찾으면서 시작한 사업이었는데, 그때 어떻게 플랫폼을 활용했는지는 이 글에 정리해뒀다.

자주 묻는 질문

콘도 발코니에 새 배설물이 있으면 직접 치워도 되나?
소량이면 직접 치워도 되지만 반드시 마스크(N95급)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CDC는 새·박쥐 배설물이 많이 쌓인 경우엔 전문 폐기물 처리업체에 맡기라고 권고한다.

비둘기 배설물 청소가 일반 발코니 청소보다 비싼 이유는?
보호장비, 오염물 처리, 위험도 때문에 일반 먼지·흙을 치우는 청소와 같은 기준으로 받기 어렵다. 나는 위험하거나 특수한 작업은 다른 일로 벌 수 있는 하루치 이상은 받는다는 기준을 갖고 가격을 정한다.

알이나 새끼가 있으면 그냥 치워도 되나?
집비둘기는 캐나다 철새보호법 대상이 아니라서 법적으로는 치워도 문제는 없다. 다만 나는 그날 고객 요청대로 손대지 않고 그대로 뒀다. 오염 제거가 목적이지 새를 처리하는 서비스는 아니다.

비둘기가 다시 못 오게 방지 시설도 설치해주나?
아니다. 순수 청소만 하고 있고, 네트나 스파이크 같은 방지 시설 설치는 하지 않는다.

발코니 청소하다 아래층에 물이 떨어지면 누구 책임이 되나?
온타리오 콘도 규정상 공용요소 손상은 콘도 법인이 책임지지만, 개인의 부주의로 생긴 피해는 본인이 책임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발코니 작업할 때는 물을 최소화하고 배수 상태부터 확인하고 시작한다.

돌아보면

청소업을 하면서 느끼는 건 의외로 청소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점이다. 집 청소만 있는 게 아니다. 발코니 하나만 봐도 오염 정도, 위생 리스크, 물 사용 제약까지 매번 조건이 다르다. 알 2개, 새끼 2마리를 마주했던 그 첫 현장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순서와 가격 기준을 챙기는 습관도 없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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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공식 자료] CDC, Histoplasmosis Prevention (cdc.gov) · Condominium Authority of Ontario, Repairs and Maintenance (condoauthorityontario.ca) · Environment and Climate Change Canada, 보호 대상 조류 목록 (canada.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