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 다운타운, 오래된 하우스 | 읽는 시간 3분
2025년 3월, 청소업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만난 첫 고객의 화장실에서 순서를 모르고 서로 다른 세정제를 연달아 썼다가 사고를 냈다. 타일 전용 산성 클리너를 먼저 뿌리고, 그 위에 락스까지 뿌린 뒤 뜨거운 물로 헹궜더니 숨을 못 쉴 정도로 기침이 터졌다. 바로 창문을 열고 환기했다. 다행히 고객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고 지금도 다시 청소를 맡겨주시지만, 이날 이후로 세정제를 쓰는 순서와 원칙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때는 “청소가 뭐 어렵겠어”라고 생각했다. 집에서 매일 하던 거니까. 더러운 곳에 뭐든 뿌려서 깨끗하게 만들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토론토 다운타운의 오래된 하우스, Bark를 통해 받은 첫 문의였고 견적은 그때 정한 최저 요금 95불이었다.
타일 전용 산성 클리너에 락스까지 뿌렸다가 벌어진 일
2층 화장실 배스텁이었다. 먼저 타일 전용 산성 클리너를 뿌려서 닦았다(정확한 제품명은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그 다음 순서를 몰라서 그 위에 락스를 또 뿌리고 브러시로 문지른 뒤, 더 깨끗해질 거라는 생각으로 뜨거운 물을 부어서 헹궜다. 이것저것 순서 없이 막 뿌렸던 기억이 난다.
그 순간 기침이 미친 듯이 터져 나왔다. 눈물도 났다. 예전 군대 시절 화생방 훈련이 그대로 떠오를 정도였다. 바로 창문을 열고 환기시켰지만, 그 시간 이후로 두통까지 찾아왔다.
정확히 어떤 가스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측정한 건 아니라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CDC는 “표백제를 암모니아나 다른 세정제와 절대 섞지 말라”고 명확히 경고하고(CDC 자료), 캐나다 정부도 표백제가 산성 제품이나 암모니아 성분 제품과 반응하면 유해 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별도로 경고한다(캐나다 정부 리콜 공지). 타일 전용 산성 클리너 위에 락스를 뿌린 게 정확히 이 경고에 해당하는 조합이었다. 캐나다 산업안전보건센터(CCOHS)에 따르면 고온(섭씨 52도 이상)일수록 이런 가스가 더 쉽게 방출되니(CCOHS 자료), 뜨거운 물로 헹군 것도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뜨거운 물 자체가 핵심 원인이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 세정제를 섞은 것이 더 결정적인 문제였을 가능성이 크다.

고객은 몰랐다 — 그리고 지금도 다시 불러주신다
이 소동이 벌어지는 동안 고객은 1층에 계셨다. 2층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셨다. 청소를 끝내고 환기 충분히 시킨 후 고객님과 검수 과정에서는 과정을 잘 모르시니 고객은 감사하게도 만족스러워하셨다. 그리고 최근에도 다시 청소 의뢰를 주셨다. 2025년 3월 그 95불짜리 첫 작업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관계가 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
그날 이후 화장실 청소할 때 내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 곰팡이 유무: 곰팡이가 있으면 단순 청소로 끝내지 않고 재실리콘(리케킹) 시공까지 같이 안내한다.
- 배스텁인지 샤워룸인지: 구조에 따라 쓰는 세제와 헹구는 방식 자체를 다르게 접근한다.
- 유리 여부와 하얀 물때: 유리가 있으면 물때(하드워터 스테인) 상태부터 확인하고 세제를 고른다.
- 환기 가능 여부: 세제를 뭘 쓰든 창문·환풍기부터 먼저 확인한다. 2025년 3월 그날 이후 생긴 습관이다.
2주 차 초보 때는 몰랐던 것들이다. 지금은 곰팡이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재실리콘 얘기를 꺼낼 정도로 순서가 잡혔다.

청소시 궁금한 점
화장실 청소할 때 락스를 쓰면 안 되나?
써도 된다. 다만 반드시 환기를 먼저 확인하고, 뜨거운 물로 헹구는 건 피하는 게 낫다. 고온일수록 가스가 더 쉽게 나온다는 게 CCOHS 자료로 확인된 사실이다.
락스랑 다른 세제를 같이 쓰면 왜 위험한가?
암모니아 계열이나 산성 세제(식초 포함)와 섞으면 클로라민 가스가 나온다. 캐나다 정부가 별도로 경고할 만큼 실제 신고 사례가 있는 위험이다. 세제는 절대 섞지 않는다.
화장실에 곰팡이가 있으면 청소만 해도 되나?
아니다. 곰팡이는 표면만 닦아내면 금방 다시 생긴다. 실리콘 코킹 자체가 상해서 그런 경우가 많아서, 나는 곰팡이를 발견하면 재실리콘 시공까지 같이 안내한다.

돌아보면
2025년 3월, 95불짜리 첫 작업에서 락스 사고까지 겪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그 사고 하나가 지금 내 체크리스트의 시작점이 됐다. 곰팡이 확인, 배스텁·샤워룸 구분, 유리 물때, 환기 — 전부 그날 배운 것들이다. 그리고 그 첫 고객은 지금도 나를 다시 불러주신다. 처음이라 서툴렀던 게 아니라, 서툴렀기 때문에 지금의 기준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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