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수리비, 견적 1,569불 vs 500불 — 내가 선택한 방법

📍 온타리오 교회 주차장  |  읽는 시간 3분

좁은 주차장에서 생긴 일

2026년 2월 1일, 일요일 예배가 끝난 오후 1시쯤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U턴을 하려다가 옆에 주차된 차 왼쪽 범퍼 부분을 살짝 부딪혔다. 흠집 크기는 대부분 손가락 하나보다 작았다. 상대방은 그 자리에 없었지만, 알고 보니 같은 교회에 다니는 분의 차였다. 2023년식 혼다 CR-V, 리스로 타는 차였다.

참고로 내 차에도 이때 스크래치가 남았다. 다만 내 차는 파이낸스(할부)로 산 차라 리스처럼 반납 조건이 걸려 있지 않았다. 그래서 굳이 지금 안 고쳐도 된다고 판단해서 그냥 두기로 했다.

찾아가서 상황을 설명했다. 상대방은 리스 반납할 때 문제가 될까 봐 걱정된다며 수리를 요구했고, 나도 당연히 그게 맞다고 생각해서 수리하기로 했다.

디덕터블 1,000달러가 기준이 됐다

보험 처리로 갈지 개인 합의로 갈지부터 상대방과 얘기했다. 내 보험 디덕터블(자기부담금)이 1,000달러였기 때문에, 수리비가 그 이상 나오면 보험으로 처리하고, 이하로 나오면 개인적으로 합의하기로 했다. 자기부담금 밑으로 나오는 소액 사고까지 보험사에 접수하면 나중에 보험료가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차피 먼저 정확한 수리비부터 확인해야 했다.

accident2

혼다 인증 수리센터 견적 — 1,569.16달러

먼저 상대방이 원하는 카센터에서 견적을 받았다. Supreme Collision Centre라는 곳으로, 혼다 인증 수리센터(Honda ProFirst Collision Repair Facility)였다. 견적서를 받아보니 이렇게 나왔다.

항목금액
Sheet Metal (인건비)$450.00
Mech/Elec (인건비)$130.00
Refinish (도색)$270.00
인건비 합계 (10.6시간)$850.00
HST 13%$180.52
총액$1,569.16

솔직히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 캐나다에서는 브랜드 인증센터로 가면 항상 가격이 2~3배는 붙는 것 같다. 인증센터라 그만큼 오버헤드가 큰 게 이유인 듯했다.

accident1

동네 카센터 견적 — 500달러

그래서 내가 자주 가는 동네 카센터 K5 Auto에 사진을 전송하고 견적을 받았다. 500달러에 가능하다는 답이 왔다. 두 견적 차이는 1,069.16달러, 혼다 인증센터 견적보다 약 68% 낮은 가격이었다.

다만 한 가지는 정직하게 밝혀둔다. 혼다 견적서는 인건비 항목이 상세히 나눠져 있었던 반면, K5 견적은 사진만 보고 구두로 받은 총액이었다. 두 견적이 완전히 같은 작업 범위(범퍼 탈거, 도색 범위, 부품 교체 여부 등)를 비교한 건지는 나도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같은 수리를 더 싸게 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내 차량 상태와 손상 정도를 놓고 봤을 때 이 정도 가격 차이면 동네 카센터를 선택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정도로 이해하는 게 정확하다.

K5 견적은 영수증 없이 현금으로 지불하는 조건이었다. 보증(워런티)도 따로 없었다 — 다만 몇 년째 다니는 단골 카센터라 믿고 맡겼다. 딱히 찜찜하지는 않았다. 상대방도 그 조건에 동의했기 때문에 진행한 거였고, 만약 상대방이 “안 된다, 무조건 지정된 곳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면 그 말을 따랐을 거다.

상대방도 동의했다

두 견적을 상대방에게 문자로 공유했다. 같은 교회 분이라 서로 얼굴 붉힐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다행히 대화가 원만하게 흘러갔다. 상대방도 스크래치 범위에 비해 인증센터 견적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며 바로 동의했다. 사고 자체는 상대방도 분명 불편하고 기분 나빴을 텐데, 감사하게도 대화가 잘 통하는 상황이라 잘 마무리됐다.

그렇게 K5로 가는 걸로 정리됐고, 차를 맡기고 3일 후 수리가 끝났다. 수리비는 내가 직접 K5에 가서 현금으로 냈다. 이번 건은 어느 쪽 보험사에도 신고하지 않고 개인 간 합의로 끝났다.

carcenter

나중에 찾아보고 알게 된 것 세 가지

글을 쓰면서 세 가지를 직접 확인해봤다. 그때는 몰랐던 정보라 아쉽지만, 비슷한 상황인 독자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

1. 온타리오는 재산피해 5,000달러 이하면 경찰 신고 의무가 없다. 2025년 1월 1일부터 온타리오 재산피해(PDO) 사고의 경찰 신고 기준이 기존 2,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올랐다. 부상이 없고 피해액이 이 기준 이하면 법적으로 경찰서나 Collision Reporting Centre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 (출처: ThinkInsure)

2. 경찰 신고와 보험사 통지는 별개다. FSRA(온타리오 금융서비스규제청) 확인 결과, 사고가 나면 경찰 신고 여부와 상관없이 7일 이내에 본인 보험사·브로커·에이전트에게 통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번 건은 개인 합의로 끝내면서 이 통지를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찾아보고서야 이 의무를 알게 됐다. (출처: FSRA)

3. 소액 과실사고는 보험료 인상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 FSRA 규정에 따르면 2016년 6월 이후 사고 중 ①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②인명피해가 없고 ③차량·재산 피해가 각각 2,000달러 미만이고 ④과실 운전자가 직접 배상했고 ⑤3년 내 처음인 소액사고는 보험료 인상에 반영될 수 없다. 이번 사고($500, 무상해, 직접 배상, 첫 사고)는 이 조건에 거의 그대로 들어맞는다. (출처: FSRA)

4. 리스 반납 시 정상 마모 기준이라는 게 실제로 있다. Honda Canada의 리스 관리 가이드에는 패널당 5cm 미만 흠집·찍힘은 최대 3개까지 정상 마모(normal wear and tear)로 인정돼서 반납 시 청구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출처: Honda Canada Lease Care Guide) 이번 흠집이 “손가락 하나보다 작았다”는 걸 생각하면, 어쩌면 수리 없이도 반납에 문제가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건 혼다 기준이고 실제 리스사·딜러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어서, 비슷한 상황이면 리스 계약서나 담당 딜러에게 직접 확인하는 걸 권한다.

비슷한 사고가 또 생긴다면 챙길 것들

  • 양쪽 차량과 흠집을 사진·영상으로 남긴다 — 나중에 견적 비교할 때도, 혹시 모를 분쟁에도 증거가 된다.
  • 상대방 연락처와 차량 정보를 확인한다.
  • 견적은 최소 두 곳 이상 받는다 — 이번에 68% 차이가 난 것처럼, 한 곳만 믿으면 손해 볼 수 있다.
  • 합의 내용은 문자로 남긴다 — 나중에 “말이 달라졌다”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 본인 보험사에 통지가 필요한지 확인한다 — 청구를 안 하더라도 통지 의무 자체는 있을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소액 접촉사고는 무조건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
온타리오 기준으로는 아니다. 2025년 1월 1일부터 재산피해만 있고 부상이 없는 사고는 피해액이 5,000달러를 넘을 때만 경찰 신고 의무가 있다. 다만 이건 경찰 신고 얘기고, 본인 보험사에 통지하는 것과는 별개 문제다.

보험사에 신고 안 하면 보험료에 아무 영향이 없을까?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온타리오 FSRA 규정상 보험금 미지급·무상해·피해액 2,000달러 미만·직접 배상·3년 내 첫 사고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소액 과실사고는 보험료 인상에 반영될 수 없다는 예외가 있다. 이번 사고가 그 조건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통지 의무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서 본인 보험 약관을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인증 수리센터 견적이 항상 동네 카센터보다 비쌀까?
내 경험으로는 그랬다. 다만 작업 범위(부품 교체, 도색 범위, 보증 등)가 다르면 단순 가격 비교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견적을 받을 때 범위까지 같이 확인하는 게 낫다.

리스 차량 반납 전 작은 스크래치는 꼭 고쳐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을 수 있다. Honda 리스 가이드 기준으로는 패널당 5cm 미만 흠집이 3개까지는 정상 마모로 인정돼서 청구되지 않는다. 다만 이건 브랜드·리스사마다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건 본인 리스 계약서나 딜러 확인이 먼저다.

정리하면

혼다 인증 수리센터 견적은 1,569.16달러, 동네 카센터는 500달러 — 차이는 1,069.16달러, 약 68%였다. 나는 그 차이를 보고 동네 카센터를 선택했고 결과에 만족한다. 다만 두 견적이 정확히 같은 작업 범위를 비교한 건지는 끝까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한계는 남는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가격뿐 아니라 작업 범위까지 서면으로 비교해볼 생각이다.

사소한 실수 하나로 500달러라는 목돈을 썼다. 아까운 마음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견적을 한 곳만 믿지 않고 비교했던 건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에 찾아보면서 보험 통지 의무나 소액사고 예외 규정처럼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됐다 — 다음에 사고가 나면 조심하는 것과 별개로, 확인할 건 확인하고 넘어가려 한다.

같이 보면 좋은 글

→ 견적 비교의 다른 버전이 궁금하면 캐나다 Markham 주차티켓 이의신청 후기 — 벌금 감액받은 실제 경험

→ 차량 관련 손해를 감수했던 다른 이야기는 캐나다 전기차 1년 후기 — Mazda MX-30, 6천 불 손해

→ 차 살 때 실수를 줄이고 싶다면 캐나다 중고차 살 때 내가 반복해서 실수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