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ronto, Canada | 🕐 읽는 시간 약 5분
퇴근하고 몇 시간 더 일하면 나아질까
토론토에서 살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퇴근하고 몇 시간 더 일하면 조금 더 나아질까?” 나도 그랬다. 당시 나는 스시 일을 하고 있었고 퇴근 후 밤 시간을 활용해서 우버이츠 배달을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고 싶었다. 그만큼 절박했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솔직히 생각했다. 몇 시간만 더 움직이면 그래도 생활이 조금 더 편해지지 않을까. 기름값이라도 벌 수 있지 않을까.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하루 6~10건
식당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그냥 가지 말고 오더 하나라도 받아서 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정도까지, 하루 평균 6~10건 정도를 뛰었다.
밤에는 대부분 식당이 문을 닫아서 패스트푸드 주문이 많았다. 배달 한 건당 금액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작게는 3달러, 평균은 5달러 정도였다. 팁이 조금 나오면 7~8달러, 운 좋은 날은 한 건에 10달러가 넘는 경우도 있었다. 다 합치면 하루 40~60달러 정도였다. 4시간 기준으로 계산하면 시급으로 10~15달러 수준, 최저시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날도 있었다.
처음에는 이 정도만 해도 조금 더 수입이 생겼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차 리스에 스크래치, 그리고 범퍼 파손
수입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우버이츠를 할 당시 타던 차는 리스 차량이었는데, 스크래치가 꽤 많이 났다. 한번은 겨울에 눈이 방지턱을 덮어서 안 보였는데, 거기에 주차하다가 범퍼가 파손된 적도 있었다.
다행히 리스 계약을 리턴할 때 그 부분을 딱히 묻지 않아서 수리비 없이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하면 운이 좋았을 뿐이다. 배달 한 건에 3~10달러를 벌자고 차량 마모와 사고 위험까지 감수하고 있었던 셈이다.
남의 집을 보면서 오히려 현실을 느꼈다
배달을 하다 보면 다양한 동네와 집들을 보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토론토는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도시인데, 나는 지금 몇십 달러를 더 벌기 위해 계속 움직이고 있다. 그 순간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가 평생 이렇게 하면 저 집을 살 수 있을까? 집은커녕 지금 내가 밟고 있는 드라이브웨이라도 살 수 있을까? 이렇게 돈 버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때 처음 방향을 다시 생각했다
우버이츠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부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나한테는 달랐다. 그때 처음 느꼈다. 단순히 시간을 더 쓰는 방식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기 어렵겠다고. 그때부터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더 오래 일하는 노동수입의 방법보다 구조를 바꾸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3개월 정도 우버이츠를 하다가 결국 이렇게 돈 버는 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 이후 드라이월로 넘어가게 됐다.
지금 돌아보면
지금 생각하면 우버이츠를 했던 시간이 아깝지는 않다. 오히려 그 경험 덕분에 현실에 부딪치며 ‘이렇게 돈 버는 거 절대 아니다’라며 내가 원하는 방향을 더 빨리 알게 됐다. 돌아보면 그때 느꼈던 감정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무리
지금도 새로운 걸 시작하면 비슷한 순간이 온다. 생각보다 돈이 안 되고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하지만 어떤 경험은 돈보다 방향을 알려준다. 우버이츠는 나에게 그런 경험 중 하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