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으로 버티던 5년, 토론토 와서 알게 된 크레딧 점수의 무서움

📍 Toronto, Canada  |  🕐 읽는 시간 약 5분

캐나다에 와서 가장 늦게 체감한 것 — 크레딧 점수

캐나다에 와서 가장 늦게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크레딧 점수였다. 정확히 말하면 존재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짜로 체감하게 된 건 내 삶을 하나씩 조여오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하면서였다. 처음에는 신용점수가 이렇게까지 삶에 영향을 주는지 몰랐다. 그때의 나는 살아남는 게 우선이었다.

BC에서 버티던 5년

BC에서 영주권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었다. 대략 5년 정도 걸렸다. 그동안 클로즈드 워크 퍼밋(Closed Work Permit)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다. 결국 한곳에서 최저시급 수준의 일을 오래 했다.

문제는 생활이었다. 아이 둘, 싱글 인컴, 월세, 차량 비용, 식비. 생활은 계속 흘러가는데 수입은 항상 부족했다. 그때는 내가 돈을 잘못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카드 한도가 넉넉히 남아 있으니까 내가 쓸 수 있는 내 돈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연체가 생기기 시작했다. 보험료를 못 낸 적이 한 번, 카드 미니멈 페이먼트를 놓친 적이 두세 번이었다.

credit score (1)

토론토 와서 처음 숫자로 마주한 현실

영주권을 받고 토론토로 오게 됐다. 가지고 있던 것들을 정리하고 비행기값을 겨우 마련해서 올라왔다. 토론토에서는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런데 그때 처음 신용점수를 제대로 확인했다. 643점. 숫자로 마주하니 충격이었다. 나는 돈을 막 쓴 사람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만 보면 기록이 남아 있었다.

집을 렌트하려는데 신용점수부터 물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토론토에서 집을 구하려고 오퍼를 넣으면 집주인 쪽에서 제일 먼저 요구하는 게 신용점수였다. 신용점수가 낮으면 디파짓을 더 요구했다. 보통 6개월 선납이나 1년 선납 중 하나였는데, 1년 선납이면 신용도가 낮아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6개월치만 내려고 하면 집주인이 수락할지를 다시 따져봐야 했다.

결국 선납으로 들어갔고, 그게 오히려 재정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목돈이 한 번에 묶여버리니 그만큼 여유가 사라졌다.

자동차 계약에서도 차이가 났다

자동차를 리스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거절까지 당하지는 않았지만, 이자율이 확연히 높게 나왔다. 보통 수준이 아니라 약 10%, 많게는 12%까지 나온 적도 있었다. 신용점수 하나가 매달 나가는 고정비를 통째로 바꿔놓는다는 걸 그때 알았다.

그때 느꼈다. 돈이 부족한 문제와 신용이 무너지는 문제는 다르다는 걸. 수입이 늘어도 이미 만들어진 기록은 바로 사라지지 않았다. 떨어질 때는 순식간인데, 다시 올라가는 건 히말라야를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지금은 예전보다 조금 다르게 보려고 한다. 완벽하지는 않다. 아직도 배우는 중이다. 그래도 예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카드를 쓰지는 않는다. 정시 납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가끔 점수를 확인하면서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체크한다.

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단순히 버티기만 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솔직히 돈 관리도 잘 못했다. 핑계를 대자면 제대로 된 재정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운동만 하다가 영어 준비하고 캐나다 와서 그냥 살아내기 바빴다. 하지만 결국 선택한 건 나였고 책임도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해결하고 싶은 방식

그래도 하나 분명한 건 있다. 나는 수입이 고정된 상태에서 평생 아껴가며 정리하고 싶지는 않다. 그 방법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나는 아직 젊다고 생각한다. 아직 도전하고 싶다. 돈을 더 벌고 싶고, 사업을 키우고 싶다. 내가 만든 선택으로 이 문제를 정리하고 싶다. 언젠가 지금의 빚과 기록을 돌아보면서 웃을 수 있을 정도로.

마무리

혹시 지금 비슷한 상황이라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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