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업 하면서 처음 알게 된 것 — 집을 비우는 사람들에겐 사정이 있다
청소 의뢰가 들어왔다.
처음 설명만 들었을 때는 평범한 무브아웃 청소라고 생각했다.
가끔은 물건 일부를 정리하거나 버려달라는 요청도 있기 때문에 특별할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고 조금 놀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물건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생활하던 흔적도 남아 있었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묻지 않았다.
내가 알 수 없는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그건 내 일이 아니었다.
내 일은 공간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일이었다.
생각보다 청소보다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이런 경우는 청소보다 정리가 먼저다.
남아 있는 물건을 분류하고,
버릴 것과 남길 것을 나누고,
고객과 확인하고,
폐기 가능한 범위를 정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리고 이 과정은 일반 청소 범주와는 조금 다르다.
청소는 표면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라면,
정리와 폐기는 공간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작업에 가깝다.
그래서 추가 작업으로 견적이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의외로 이런 작업은 고객도 어느 정도 예상한다
이런 현장은 고객도 일반 청소보다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물건 이동.
폐기.
분류.
추가 시간.
이런 요소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한 가지 기준을 두려고 한다.
내가 판단해서 버리지 않는다.
확인이 어려운 물건은 먼저 고객과 이야기한다.
상태가 괜찮고 활용 가능해 보이는 물건은 기부 가능 여부도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최종 결정 후 처리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모습이다

솔직히 시작할 때는 공간이 조금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작업이 끝나고 난 후를 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정리되고,
바닥이 보이고,
빛이 들어오고,
다시 누군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그 순간이 좋다.
청소를 한다기보다 공간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든 느낌.
그런 순간 때문에 아직도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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