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ronto, Canada | 🕐 읽는 시간 약 5분
두 번째 기회는 생각보다 쉽게 왔고, 그래서 더 무서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갔다. 솔직히 엄청 긴장됐다. 한 번 더 얻은 기회였다. 이번에는 정말 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했다. ‘여기서만 살아남으면 1~2년은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있었고, 걱정도 있었고, 긴장도 있었다.
관리자는 생각보다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4층에 올라가 관리자를 만났다. 솔직히 경력을 물어볼 줄 알았다. 누구 소개인지, 언제부터 했는지, 뭘 할 줄 아는지. 근데 아무것도 없었다. 관리자는 준비된 방 하나를 가리키며 “여기서 해”라고 말하고는 그냥 가버렸다. 끝이었다.
그 순간 조금 무서웠다. 예전에는 팀원들이 있었다. 모르면 물어볼 사람도 있었고 팀장에게 확인도 할 수 있었다. 근데 지금은 아니었다. 오롯이 혼자였다. 이제는 진짜 혼자 살아남아야 했다.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일을 시작했다. 긴장을 엄청 했다. ‘이게 맞나.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계속 걱정했다. 근데 더 답답했던 건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거였다. 정보도 없고 선생님도 없었다. 그래서 전에 쫓겨났던 현장에서 옆방 사람들 작업을 보면서 따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기억 하나 붙잡고 작업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상한 사람이 들어왔다
어느 날 작업하고 있는데 한 유럽계 아저씨가 화장실 가는 길에 내 유닛을 들렀다. 그리고 이것저것 알려주기 시작했다. 여기는 이렇게, 저기는 저렇게. 처음에는 솔직히 조금 경계했다. ‘뭐지?’ 싶었다.
근데 어느 날 그 아저씨 작업하는 걸 보게 됐다. 보드를 붙이는데 머릿속에 이미 다 그려놓은 것처럼 움직였다. 한 장 붙이면서 벌써 다음 장, 그다음 작업자의 동선까지 미리 생각하고 있는 게 보였다. 스크루 박는 속도는 내가 두 장 할 동안 유닛 하나를 통째로 끝낼 정도였다. 진짜 실력자였다. 실력자 중에서도 실력자였다.
얘기 들어보니 아버지 때부터 드라이월을 했고, 본인도 어릴 때부터 시작했다고 했다. 경력이 40년쯤 됐다고 했다. 그 숫자를 듣고 나니 방금 본 그 동작들이 이해가 됐다. 진짜 로봇 같았다.
그 아저씨는 내 선생님이 됐다
줄자 잡는 법, 움직이는 방식, 보드 다루는 방법, 작업 순서. 나는 거의 다 따라 했다. ‘저 아저씨만큼만 하면 쫓겨날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정말 많이 늘었다.
그리고 웃긴 건 그때 처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나는 겨우 몇 개월 했고 그 아저씨는 40년 했다. 근데 당시 내가 이해한 방식 안에서는 같은 기준으로 계산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때는 솔직히 조금 신기했다. ‘이렇게 실력 차이가 큰데 결과는 단순하지 않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실력자는 단순히 속도만 다른 게 아니었다. 일이 끊기지 않는 이유도 있었고, 신뢰도 있었고, 인맥도 있었다. 근데 당시의 나는 그걸 아직 몰랐다.

지금 돌아보면
그 아저씨 만난 건 내 드라이월 인생에서 정말 운이 좋았던 일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를 인정하게 됐다. 내가 예전에 쫓겨났던 것도 어느 정도 이유가 있었구나. 그때는 억울했는데 실력이 늘고 나니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그때 버텼고, 배웠고, 다시 올라왔으니까.
※ 이 글은 내가 직접 경험했던 일부 현장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모든 현장이나 사람을 일반화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드라이월 초보가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 (내 경험)
처음에는 기술보다 잘하는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이 가장 빨랐다. 내가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것은 이런 기본기를 계속 보는 것이었다.
- 줄자 잡는 방법
- 보드 드는 순서
- 스크루 간격
- 작업 순서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선배 한 명을 만나는 것이 좋은 공구를 사는 것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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