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부터 캐나다를 목표로 했던 건 아니었다.
당시 내 나이는 26~27살 정도였다.
솔직히 말하면 별 이유 없었다. 그냥 미국이 세계 강대국이고, 미국 학교 졸업장 하나 있으면 사회에서도 인정받고 내 인생도 한 단계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다.
내 목표도 단순했다.
영어를 배우고, 미국 학교를 졸업하고, 자격증까지 따서 돌아오는 것.
그 정도면 충분히 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너무 준비를 안 했다.
학교 입학허가서를 받아 놓고 그냥 다 되는 줄 알았다.
영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비자 인터뷰를 보러 갔다.
아직도 기억난다.
심사관이 물었다.
“What is your purpose?”
지금 생각하면 그냥 “To study.” 한 마디면 됐을 질문이었다.
근데 당시에는 질문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횡설수설했고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그리고 결국 비자가 거절됐다.
그때 비자 심사장 한쪽에서 한동안 멍하게 서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게 뭐지?’
그때는 꽤 큰 실패처럼 느껴졌다. 그 이후로 번을 3번을 더 신청했고 마지막엔 결혼 후에 다시 오라 하더라.
미국이 안 되니까 그제서야 유학원을 찾아갔다.
거기서 처음 들은 말이 있었다.
“캐나다라는 나라도 있어요.”
영어를 쓰고, 내가 원하는 학교와 과정도 있다고 했다.
그때 선택한 학교가 Toronto에 Sheridan College였다.
Bachelor 과정이었고 Athletic Trainer 관련 전공이었다.
알아 보니 내가 원래 미국에서 이루려고 했던 목표를 캐나다에서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토론토로 오기로 결정했다.
처음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가 초가을이었다.
신선하고 약간 선선한 공기가 아직도 기억난다.
이상하게 그 계절 공기만 느껴도 그때 장면들이 떠오른다.
홈스테이를 선택했는데 전혀 다른 문화권의 집이었다.
음식도 쉽지 않았고 적응도 어려웠다.
결국 두 달 정도 지내고 나오게 됐다.
그때 나는 멋진 졸업장과 자격증을 들고 한국에 돌아가면 모든 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내 수준도 몇 단계 올라가고, 사람들이 나를 다르게 볼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토론토에서 생활의 내 시선이 내 생각보다 다른 걸 보게 됐다.
어느 날 저녁 산책을 하다가 한 장면을 봤다.
노란 조명 아래에서 한 할머니가 혼자 책을 읽고 있었다.
되게 평온해 보였다.
그 순간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한국에서는 내 선택보다 남의 시선을 더 많이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머리 스타일, 옷차림, 살아가는 방식까지.
그런데 여기서는 그냥 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돌아보면 그 순간이 내가 캐나다에 계속 살아야겠다고 느끼게 된 결정적인 순간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어느 순간부터 캐나다에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