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드라이월 독립 후기 — 한국 팀에서 나와 처음 시작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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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찾아 나갔는데 처음 만난 건 책임이었다

지난 글에서 드라이월 처음 3개월 동안 기술보다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썼다.

처음에는 스크루 박는 법 배우고 살아남기 바빴다.

그런데 조금 적응하고 여유가 생기니까 다른 게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다.

우리처럼 팀으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혼자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사람들이 궁금했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받는 걸까?’

‘누구 허락 없이 저렇게 일하는 건가?’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는 건가?’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을 보는 눈이 생기기 시작했다.

독립을 결심한 건 의외로 단순한 사건이었다

결심 시점은 드라이월 시작 후 약 3개월쯤이었다.

당시 토론토에서 옥빌 현장까지 다니고 있었다.

편도 약 50km.

왕복하면 100km가 넘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면서 일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전날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혼도 좀 났다.

솔직히 기분이 별로였다.

나는 열심히 했는데

칭찬은 없어도 혼은 나니까 억울한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나보고 혼자 가서 마무리하라고 했다.

아침 7시에 시작했고

자투리 작업만 남아서 오전 9시에 끝났다.

그래서 팀장에게 전화했다.

“다음 어디로 가면 될까요?”

돌아온 대답은 짧았다.

“오늘은 집에 가.”

그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잠깐… 이게 끝이야?’

왕복 100km를 왔는데?

그날 집으로 가는 길.

나는 집으로 가지 않았다.

그날 나는 결심했다

차를 돌려 유니온 사무실로 갔다.

가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내가 알고 있던 방식 말고도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날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

‘나도 한번 직접 해보자.’

아무에게도 말 안 하고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움직였다.

연락처를 받고

일을 찾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며칠 뒤 연락이 왔다.

가보니 거의 마무리 단계인 콘도 현장이었다.

그리고 유닛 하나를 맡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식하면 용감했다.

드라이월은 고작 3개월 했다.

근데 혼자 유닛을 맡았다.

첫 독립 현장은 처참했다

나는 그 당시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하고 기분 좋게 퇴근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 현장에 가서 보니

관리자가 담배를 피우면서 서 있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어두운 새벽.

담배 불빛에 얼굴이 살짝 보였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인사했다.

“Good morning.”

관리자는 나를 보더니 따라오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작업한 곳을 보여줬다.

한참 설명했다.

솔직히 당시 영어를 거의 못 알아들었다.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분위기만으로 알았다.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걸.

마지막 말은 아직도 기억난다.

“Go home.”

그 순간 덜컹했다.

독립했는데.

돈 벌어야 하는데.

돌아갈 곳도 없는데.

집에 가라고?

나는 계속 따라다녔다.

그리고 말했다.

“Sorry…”

“I have two kids…”

“I can’t go back home.”

“Give me one more chance.”

솔직히 창피한 거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했다.

그날 나는 밤까지 다시 시작했다

그날 밤 8시까지 남았다.

내가 했던 걸 다시 뜯었다.

옆방 가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봤다.

다시 와서 고쳤다.

계속 반복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 경험이 그때부터 나를 가장 빠르게 성장시켰다.

정신 바짝 차리고 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으니까.

지금 돌아보면

독립하고 나서 가장 놀란 건 자유가 아니었다.

불안이었다.

관리자가 너 아웃 하면

그냥 일이 끝난다.

그때 처음 느꼈다.

어른들이 왜 세상은 전쟁터라고 하는지.

그 말을 조금 이해하게 됐다.

그래도 하나는 확실하다.

그때 독립했던 결정은 후회하지 않는다.

몸부림치면서 배우고

포기하지 않았던 그 시간.

그 시간만큼은 지금도 나 자신에게 박수쳐주고 싶다.

지금 돌아가서 그때 나를 만난다면

딱 한마디 해주고 싶다.

“고생한다.”

그리고 어깨 한번 두드려주고 싶다.


※ 이 글은 내가 직접 경험했던 일부 현장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모든 현장이나 사람을 일반화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드라이월 기술보다 더 어려웠던 것 — 일이 끊기지 않게 만드는 방법」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